<에이리언4>-부활하지 말았어야 했어.
그러게 돌아오지 말지 그랬니. 나라고 이렇게 태어나고 싶었겠니?
그러나 결론부터 말해서 리플리는 부활하지 말았어야 했습니다. 쟝 피에르 쥬네의 에이리언에게서는, 리들리 스콧의 에이리언에게서 보였던 미래와 미지에 대한 광포한 불안과 공포도 제임스 카메론의 에일리언에게서 보였던 인간의 폭력성과 비인간적 전쟁의 신랄한 비판도, 심지어 데이빗 핀쳐의 에일리언에게서 보였던 인간존재의 존재론적 물음도 보이지 않습니다.
물론 같을 수야 없겠죠. 쥬네의 에이리언은 다르니까요. 어쩌면 그는, 혹은 그를 옹호하는 사람들은 그의 에이리언에게서 인간복제의 문제와 인간다움의 문제를 제시할는지도 모릅니다.
사실 에이리언이라는 캐릭터는 엉성하고 우스꽝스러운 데가 있습니다. 그것은 인간의 폭력적 일면이 빚어낸 미지이며, 종족의 이질감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이기적 본성에서 출발한 캐릭터였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자신을 수태시켜 준 퀸 에이리언의 턱을 한방에 박살내 버리는 변종 에이리언이 리플리에게서만은 모성애를 느낀다는 건, 인간다움의 문제를 가장한 또 다른 독선이며 전횡이라고 아니할 수 없습니다.
왜 리플리는, 우리 인간족속은 다른 족속, 에이리언이든 변종 에일리언이든 그 존재 자체를 하나의 존재로 인정하려 들지 않는 걸까요? 어쩔 수 없는 거 아니냐구요? 어쨌든 우리부터 살고 봐야 하는 것 아니냐구요? 인간족속이 먼저 존재할 수 있는 한에서 다른 존재도 존재하는 것 아니냐구요? 글쎄요... 다시 우스꽝스런 캐릭터의 문제로 돌아 가는군요.
또 다시 머리를 드는 생각은 헐리우드 메이저, 혹은 상업주의와 대결한 예술 정신의 패배라는 혐의입니다. 역시 그럴 수 밖에 없는 걸까요? 우선은 성공하고 봐야 하는 걸까요? 우선은 영화가 살아 남아야 하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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